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게 있죠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얼마 전 보자마자 웃음이 절로 나오는 흔치 않는 뉴스를 발견했어요.
바로 3월을 맞아 초등학교 입학식 소식이었는데요.
저는 평소에 어린이들을 가까이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생애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선 표정이 낯설고 뭉클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도 다시금 느끼게 되고요.
어린 날의 우리도 뉴스 속 어린이들의 표정을 짓고 있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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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囊中之錐)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종종 일상에서 떠오르게 되는 단어인데요.
기질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드러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의 기질이 무엇이냐는 다르겠지만,
소속과 상황에 상관하지 않고 은은하게 드러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머니를 뚫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계속 비비다 보면 저도 바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번 주는 낭중지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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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Bass cover
👉 원곡 : Earth Wind And Fire
베이스는 특유의 저음을 가진 매력 있는 악기인데요. 기타나 키보드에 비해 음의 높낮이가 크지 않은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현의 개수도 4개뿐이죠. 밴드 음악을 듣다가 가끔 들리는 우우웅 하는 그 음, 아시죠? 악기 자체만 두고 보면 그 연주가 조용하고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곡 전체에서는 빠지면 아쉬운 게 또 베이스입니다.
베이시스트들 사이에서는 베이스가 사람들에게 너무 마이너하다는 밈도 돌지만, 그들의 연주에서 저는 분명히 ‘낭중지추’를 느꼈습니다. 한 번 알아챈 사람에게는 아무리 숨겨도 티가 나는 게 바로 이 악기거든요. 정효림의 이 커버 영상만 봐도 공감하실 걸요?
모르는 사람이 없는 <September>의 멜로디 사이사이를 뚫고 나오는 프로페셔널한 기교와 앙상블. 이게 들리기 시작하면, ‘정말 잘 한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구독자도 이번 기회로 베이스의 매력을 한 번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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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격리적 비밀
👉 제작 : 장소안
👉 출연 : 서몽결, 진철원 외
지금도 그렇지만, 학창 시절에는 정말 '끼'가 아니면 재능이라고 생각도 안 했던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회성이 좋은 것이나, 긍정적인 마인드, 빠른 적응력 같은 것들이요. 대학에 오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실제로 가장 쓰임이 많은 건 노래나 춤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같이 유용하게 쓰이는 이런 것들인데 말이죠.
명문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똑똑한 저우쓰웨(진철원 분)을 선망하는 딩셴(서몽결 분)은 딱 우리네 학창 시절의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공부/운동/예능에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고, 그렇게 자연스레 재수를 선택하죠. 열심히 하려고 해도 원하는 만큼 나와주지 않는 성적에 좌절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결국 목표로 했던 대학 진학에 성공합니다.
극 중에서는 저우쓰웨는 로봇과학에, 딩셴은 만화에 재능을 가진 것으로 그려지지만 제 생각에 딩셴의 진짜 재능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근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시간 내에 결과를 볼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게 분명히 있잖아요. 이거야말로 '숨어 있어도 저절로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 구독자님도 스스로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분명 구독자님을 사랑하는 주변인들은 알고 있을 거예요. 궁금하다면, 슬쩍 한 번 물어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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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 : 김키미 작가
살면서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디에 소속된 누구라고 밝히는 거겠죠. 오늘의 주제에 맞춰서 이야기하자면, 저는 청바지요 혹은 티셔츠요 하는 거요. 그래서 그 껍데기를 벗고 나를 이야기하는 게 참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김키미 작가’의 이번 인터뷰가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20대를 보내는 대신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껍데기’ 보다 ‘자기 자신’을 브랜딩 하기로 합니다. 좋은 공동체 안이라도 꼭 좋은 일원이 있는 건 아니란 걸 일찍이 알게 되었거든요.
어떤 제도나 소속 안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요. 회사에 입사하고 소위 엘리트 사회를 경험하면서 그 생각은 더 견고해졌어요.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냐 하면 그건 별개의 문제잖아요. (인터뷰 본문에서 일부 발췌)
어린 날 생일 파티를 준비해 놓고서도 아무도 초대하지 못해 엉엉 울던 작가는 어떻게 바뀔 수 있었을까요? 바로 주머니가 아닌 바늘로서 자기를 소개하는 데서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는 타인이 나를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부터 준비해 보는 거죠. 말만 들어도 쉽지 않은 일이 될 거 같긴 합니다.
사회의 정형화된 코스를 걷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간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졌는데요. 인터뷰 본문을 읽으며 그가 ‘어떤 주머니 임에도 숨길 수 없는 바늘’이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제가 속한 곳이 청바지든 실크든 뚫을 듯 튀어 나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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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You Feel My Love (cover)
👉 노래 : 김고은
배우들이 작품 홍보 차원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지만, 여전히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건 낯설게 느껴지는 건 저뿐일까요? 서인국, 임시완 등 이전에 가수로 활동하다가 배우로 전향한 경우에는 무대를 하는 게 익숙하기도 하고 오히려 반가운 느낌이 많이 들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최근 <파묘>로 또 한번 흥행 물결에 있는 배우 김고은의 이 무대를 보며, 예술가는 모두 한 줄 위에 서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가수의 무대에 몰입하게 되는 건 가수의 실력도 있지만, 그 가사에 담긴 감정과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흡입력 덕분이기도 하잖아요. 화려한 실력과 기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음악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이 무대는 넋을 놓고 봤습니다.
재주는 그걸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발견할 수 있기에, 미디어에 출연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은 아마 연기 외의 자신의 재주을 남들보다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일테죠.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어쩌면 우리에게도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숨겨진 재주가 또 있을 수도 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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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연애남매>
구매처 : 웨이브
가격 : ₩ 7,900
#어라_이것도_맛있네
<환승연애 3>에 아쉬움을 느끼고 계신 분들 분명 계시겠죠? <환승연애> 시리즈가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내봬누' 등의 짤로 매회 화제가 되었던 건 출연자들을 배려한 공간 구성이나, 일명 '메기'의 등장 타이밍, 거울캠 등 제작진의 촬영과 연출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초기에 기획하고, 연출한 이진주 PD가 CJ ENM을 떠나 JTBC로 이적해 또 새로운 연애 예능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좀 기겁했습니다. 저 역시도 남매라서, 정말 이건 너무나 불쾌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입장이었거든요. 그 사람이 누군가와 썸을 타고 연애를 하는 모습을 내가 직관해야 한다니 그러나 1화를 본 뒤엔 그 부정적인 생각들 다 잊고 말았습니다. 누가 누구와 혈육관계인지 추리하는 것도, 내 혈육에게 데이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진짜 생각지도 못한 진행 방식이라 너무 흥미롭고 자극적이더라고요.
PD의 전작과 비교하자면, 가족예능과 연애예능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전 연인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나오는 거라, 상대적으로 좀 더 웃으면서 볼 수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가족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소통하는 방식도 다른 걸 보면서 힐링이 되기도 했고요. 본방송은 JTBC에서, 미방송분을 포함한 풀버전은 웨이브에서 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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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커플팰리스>
구매처 : TVING
가격 : ₩ 5,500
#자만추의_시대는_끝났다?
어쩌다 보니 이번 주 영수증은 리코의 <연애남매>를 이어, 또 연애 프로그램을 소개하게 되었네요. 정말 식지 않는 게 이 연. 프 붐인 듯싶어요. 🤣
주말을 맞아 쉴 새 없이 SNS 숏폼을 넘기던 제게 한 클립이 갑자기 떴습니다. 서로 처음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 한 쌍이, ‘채무’, ‘부동산’, ‘직업’ 등 각가지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었는데요. 결혼식 예복을 입고 있어도 그건 예능적 허용인 듯했고, 절대 사귀고 있는 사이는 아닌 것 같았죠.
수려한 외모의 출연진이 서사를 거쳐 로맨스를 완성하는 그동안의 프로그램과 달리 <커플팰리스>는 본격 ‘인만추*’ 를 지향합니다. 사람을 만나면서 조건을 아예 안 볼 순 없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은 하나하나 야무집니다. 자기가 원하는 조건을 명확하게 제시하거든요. ‘수건을 각각 나눠 쓰길 원한다.’ , ‘요리는 할 수 없다’처럼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이야기 한다는 게 거부감이 들었지만 '점점 나였다면 ..?' 하며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타협할 수 없는 본인만의 기준을 가진 출연자들이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조건에 만족해야만, 이 프로그램에선 커플로 매칭이 되는데요. 1화에선 50쌍으로 시작한 <커플팰리스>는 과연 몇 커플이나 남게 될까요,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현커는 나올 수 있을까요? 구독자님은 어떻게 예상하세요?
*인위적인 만남 추구, 일명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의 반대
🍋 본격 조건 따지는 이 연프, 현커 나올 수 있을까요?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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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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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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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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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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