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털고 일어나요 날 넘어뜨린 놈을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요새 저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구호를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 전 리코가 영수증에서 <Eye Love You>를 소개할 때만 해도,
클리셰 투성이의 평범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어느새 매주 넷플릭스 업데이트를 제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요근래 남자 배우 중에 채종협 배우가 제일 매력적이게 느껴지고요.
사람일은 정말 모르는 거였습니다. 함부로 확신하고 판단하지 말자고요.
우리 인생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P.S 몽글몽글한 두 사람이 떠오르는 드라마의 OST도 잘 듣고 있습니다.
※ 이번주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발송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려주신 구독자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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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스키, 보드 같은 계절 스포츠는
기껏해야 1년에 한두 번 즐겨서 그런지
분명 배웠는데도 익숙 않고, 다시 초보가 된 기분이 들 때가 많죠.
전 올 겨울 스키를 타러 갔을 때,
슬로프 한가운데서 균형을 못 잡고
넘어져 데굴데굴 구르기까지 했는데요.
어렸을 적엔 넘어지면 창피함이 가장 먼저였던 것 같은데,
이번엔 얼른 일어나려고 이리저리 애쓰게 되더라고요.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번주에는 잘하진 않아도 굴하지 않는 마음에 대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P.S. 제 무릎은 멍으로 가득하지만,
마음만큼은 어쩐지 뿌듯하게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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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놀놀일
👉 작가 : 김규림, 이승희
"성장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피카츄도 아니고! 왜 성장해야 하는데! 라이츄가 되지 않아도 피카츄만으로도 충분히 귀엽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꼭 게임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듯,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하면 할수록 더 잘하게 되고 그렇게 성장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엄청난 문제가 되지는 않음을 인정하지 않는달까요. 우리가 피카츄가 라이츄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피카츄가 귀엽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문제는 사회가 그렇게 생각하니, 나 스스로도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더라고요. 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꾸만 위축되고, 눈치를 보거나, 좌절하는 거죠. 그게 잘못은 아닌데도요.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들 하잖아요. 사회의 눈높이에 자꾸 맞추지 말고, 나에게 좀 더 집중해 보려고요. 내가 굴하지 않고 해내고 있다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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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 기리보이 (Giriboy)
옛말은 솔직하고 직설적이라, 원하는 게 있으면 요령껏 하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사냥꾼을 고용해라도 아니고, 아예 거주지로 가라니요. 그 시대에 아웃소싱은 없었나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시소레터에서만 밝히지만 이 노래는 제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자주 듣는 노래인데요. Gang Gang한 태도가 매우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정확히 가사에서 인용한 단어입니다. 기리보이 왈 아무리 넘어져도 나는 떳떳하니 전부 가지고 전부 누려 보겠답니다. 이런게 한국 힙합이었다면 저는 리스너 안 포기했어요.
넘어질 때 아픈 것보다 쪽팔린 게 더 크다는 말이 있죠. 잡을 게 있어서 호랑이 소굴로 들어간 사람에게 뭐라 하는 것도 웃깁니다. 사회의 뒤틀린 시각이 오히려 호랑이보다 더 우리를 움츠려들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굴하지 맙시다. 결국 호랑이를 잡는 건 말로만 떠드는 구경쟁이들보다 직접 들어간 우리가 될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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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하미나
두유 몇 팩으로 끼니를 대신해 마른 몸을 선망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에 갑니다. 몇 년을 해도 1RM* 은 여기 쓰기도 민망하지만 제자리 걸음으로 체력은 보존하고 있습니다. 몇 번 헛발질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나한테는 뭐가 맞고 틀린지요.
이런 가벼운 일화를 소개하며, 하미나 작가의 글을 인용하기란 살짝 부끄러운데요. 이 글은 명문 대학을 나왔음에도, 남들의 기대와 달리 논픽션 작가로 살리라 맘 먹은 소감을 쓴 글이거든요. 저와 그의 인생은 다르게 생겼을 지라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도 저처럼 처음엔 자신에게 어울리는 지를 몰라 이것 저것 해봤다는 점이요.
덕분에 우리는 ‘돈 후앙의 가르침(아래 인용문)’을 깨쳤습니다. 넘어지고 일어난 사람에게 여정은 이어지겠죠. 맞는 길인지 아닌 지는 물론 조금 더 후에 알게 되겠지만요.
“모든 길은 똑같다네. 어디로도 통해 있지 않지.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길이든, 덤불로 들어가는 길이든 그게 그거야. …이 길에는 마음이 깃들어 있는가? 그렇다면 그건 좋은 길이지. 그렇지 않다면 아무 쓸모도 없는 길이고. 두 길이 모두 어디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중 하나에는 마음이 깃들어 있고, 다른 하나에는 깃들어 있지 않네. 한쪽 길은 즐거운 여정을 제공하네. 자네가 그걸 따라가고, 그것과 하나가 된 동안은 말이야. 다른 쪽 길은 자신의 삶을 저주하면서 가는 길이지. 한쪽은 자네를 강해지게 하고, 다른 쪽 길은 자네를 약하게 만들어.”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본인이 한 번 들 수 있는 최대 무게 (One Repetition Maxim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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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청-춘!
👉 노래 : 잔나비
얼마 전 <문명특급>을 보는데, 재재의 아버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게 나오더라고요.
"유명한 말 해줬잖아, 바닷물이 안 썩는 건 파도가 있어서 그렇다고.
금강산이나 히말라야가 아름다운 건 굴곡이 있어서잖아."
넓고 가파른 슬로프 한가운데에서, 다시 양 발을 스키에 장착하고 폴을 들고 자세를 잡는 건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더라고요. 미끄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고, 집중하면서도, 주위를 살펴야 하고요. 넘어지는 건 한 순간인데, 다시 일어서려면 한참이 걸린다는 걸 체감하고 나니 이래서 포기가 가장 쉬운 거구나 싶었습니다. 파도도 완만한 물결이 쌓여 가파르게 내리치고, 산맥의 모양 역시도 그렇다는 걸 생각해 보면, 뭔가를 쌓아서 올라가는 것에 비해 넘어지고 추락하는 것이 빠른 건 자연의 섭리인 듯도 해요.
넘어지지 않고서 다 매끄러운 것이 어디 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한동안 유행이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문장을 끔찍이 싫어하는 세대지만, 이렇게 구르고 다쳐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추억할 때면 제법 청춘 같다고 느끼는 것이 참 모순적이죠.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승리의 영광을 누리는 영웅’이 되겠다 외치는 청춘을 반추하며, ‘거칠게 몰아치는 폭풍우에 꿋꿋이 견디는’ 사회인이 된 우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언제쯤 이 폭풍우가 끝날까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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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웨딩 임파서블>
구매처 : 티빙
가격 : ₩ 9,500
#20억주면_저도_할_수_있는데
올해 초부터 곳곳에서 예고편을 많이 봤던 터라,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골 때리는 설정이었습니다. 다른 드라마들과 다르게 결혼의 주인공인 두 사람이 포스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예비 시동생인 지한(문상민 분)이 형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부터가 남다르잖아요.
연기도 잘하고, 재주도 많은 준비된 배우 그 자체인 아정(전종서 분). 실제로 전종서 배우는 연기로 인정받고 있는데, 극 중 주연 배우인 대학동기의 대역을 해주고, 이름 모를 궁녀 역에 만족해야 하는 단역으로 등장하는 게 저에게는 웃음 포인트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그에게 냅다 청혼하는 15년 지기 친구 도한(김도완 분)의 태도도 황당한데, 30대 초반에게 15년을 함께했으면 정말 찐친인데도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숨기고 있었던 관계라는 건 더 어이가 없고요.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유치한 설정들이 가득하기는 하지만, 또 그런 맛에 보는 게 이런 드라마 아니겠어요? 지금까지 방영한 2회만 봐도, 두 주인공의 케미가 재미있는 것이 앞으로가 기대되더라고요. 과연 아정은 정말로 20억을 받고, 3년간의 가짜 결혼의 주연 배우가 될지. 구독자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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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파묘>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파묘_스포_당하기_전에_보시라묘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이어 한국 오컬트 영화의 명맥을 잇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역시나 정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요. 집안에서 계속된 기이한 사건을 두고, 의뢰인 할아버지의 묘를 찾아가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풍수지리와 무속신앙, 그리고 장례 문화까지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묵직하게 끌고 갑니다. 사람 많기로 유명한 용산 모 영화관에서 보았건만, 인파가 무색하게 공기가 차가워지더군요.
아무래도 젊은 나이라 저 스스로는 죽음보다는 삶에 더 가깝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례식에 대해선 매우 한정적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무섭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그 예식도 <파묘>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연결되는 매개체로 작용하더라고요. 누군가를 기억하고, 또 누군가는 기억되길 원하는 방식. 그것이 결국 장례와 장지가 되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내 마지막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또 내 미래의 후손이 있다면 나를 어떻게 보게 될지 새삼 상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둘러싸고 벌써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최대한 스포 없이 보고 가신 후 나만의 해석을 만들어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대신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곡성>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프트하고 <검은 사제들>과 비슷한 난이도입니다. 제 기준 겁이 많으셔도 무리 없이 보실 수 있어요.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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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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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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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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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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