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 겨울 바다도 여름 바다도 좋지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며칠 전 디자인 갤러리 앤더슨씨에서 뉴진스 멤버들의 숙소 스타일링 비하인드를 공개했는데요.
기성 가구가 아닌 디자인 가구들로 직접 아이돌 숙소를 꾸며준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각 멤버들을 직접 데리고 가구점을 돌아다니며 각자의 취향에 맞는 가구 사진을 찍어 오도록 해서 레퍼런스로 삼았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최근 새로 이사한 집에 가구를 몇 가지 주문하면서, 이 분야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느끼는 중이거든요.
매일같이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디자인 측면에 있어선 안목을 갖추기가 힘들고, 취향이 있다 할지라도 그에 맞는 가구를 구입할만한 경제적 여유도 필요하고요.
이모는 열심히 돈 벌어서 집 사야해서, 오늘도 '오늘의 집'을 들락날락하는 중인데
너희는 미적 감각을 갖춘 멋진 어른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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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말에는 바다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꽤 겨울바람이 매서워서
덜 껴입은 옷이 아쉬웠지만요.
그래도 바다를 보니까,
다시금 내가 매년 바다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지 생각났어요.
어떤 사람은 몇 해도 바다를 보지 않고 살겠지만요.
추운 바다든 더운 바다든
저는 어떤 바다라도 좋더라고요.
구독자님의 올해에는 바다가 계획되어 있으신가요?
바다가 보러 가고 싶을 때에 딱 맞는 콘텐츠를 준비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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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 작가 : 김청귤
동해든, 서해든, 태평양이든, 대서양이든, 바다는 어딜 가나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우리가 보고 느끼는 바다의 형태는 참으로 무한합니다. 드넓은 백사장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도, 거센 파도를 만들어내는 매서운 바다도 다 같은 놈(?)이라 생각하면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인어인 수아에게 바다는 집입니다. 언제 가도 좋고, 행복한 평화가 가득한 곳이요. 반대로 인간 무녀인 마리에게 바다는 두려운 공간입니다. 사람과 바다를 이어주는 존재라는 이유로 거센 파도가 몰아칠 때면 사람들은 신이 노했다며 무녀를 탓하거든요. 바다에 대해 상반된 감정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다는 언제나 그들 곁에 있어주는 존재로 자리 잡습니다. 세상이 변해도, 사람들이 바뀌어도, 바다만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니까요.
매일매일이 전쟁 같은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바다는 아마 수아와 마리에게처럼 안식처인 것 같습니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주는 바다만큼 마음에 위안을 주는 존재가 또 없으니까요. 몇 해 전,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무작정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한여름, 관광객들이 가득한 해변이라 저를 이상하게 보는 건 아닐까, 내심 걱정했는데요. 막상 가보니 해안가를 따라 있는 나무 데크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를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저 또한 그곳에서 서너 시간을 한참 앉아서 바다를 느꼈습니다. 구독자님도 바다를 보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달려가 보세요. 분명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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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이름
👉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중
👉 작가 : 손미
수영을 한다
내가 찔러서 물이 아프다
발전소에서 솟구치는 수증기처럼
나는 나를 밖으로 빼내려 해 보았다
그런 연습만 하는 하루도 있었다
해변에서 맨발로 걸었다
내가 닿아서 네가 아프다 (후략)
문학 교과서를 읽을 수 있었던 시절에는 좋아하는 시가 여럿 있었습니다, 요즘은 통 시를 들여다보지 못하는데요. 중고 서점에서 희망을 품고 우리 집으로 왔을 책들에게 미안합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하면 펼쳐볼 수 있겠죠? 다행인 건 우연하게도 시들은 금방 금방 찾아옵니다.
예를 들어 여행 간 바다에서요. 처음 본 바다도 금세 알아 차릴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시소에서 언급했던 바다도 올해의 제가 아니면 찾을 수 없는 바다였을 겁니다. 넓고 어둡고 추운 장소였지만, 그곳에서 왠지 무언갈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인은 물이 아프다고 말합니다. 수영장에서도, 해변에서도, 심지어 세수를 할 때도 물이 따끔따끔합니다. 물렁하고 유연한 물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화자가 찾은 바다의 이름은 부르기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나를 꽉 누르기도 전에 힘을 빼버리는 물이 아프다고 하면, 세상만사도 이미 다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시 속에서 시인은 아픈 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자꾸 물을 마주합니다. 맞으러 갑니다. 그리고 또 아파합니다. 어떤 바다는 아프고 슬프겠지만, 그것을 찾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물의 이름, 바다의 이름이겠죠. 🌊
P.S 이 시집의 표제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요.
전문을 실은 적절한 링크를 찾지 못해 추신으로라도 남겨봅니다. 언젠가 책을 발견하신다면 한 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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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떤 바다는 물이 따끈할 수 있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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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외
육지의 중심에 산다면 바다를 보러 가는 건, 그 자체로도 결심이 필요합니다. 서울에 산다 치면 지하철을 타고 4호선 끝까지 가거나, KTX를 예매해야 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빠르게 가고 싶을 땐 쉽게 핀터레스트, 넷플릭스 같은 화면 속 바다를 킬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날이 추우니까 따끈한 수온을 느낄 수 있는 바다가 좋을 것 같네요.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바닷가 마을 배경으로 한 가족 영화입니다. 미색의 포스터가 인상적이어서 골랐었는데 사실 이야기의 처음은 충격적입니다.
세 자매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복동생을 만나게 되거든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 남남인 데도 왠지 그 아이가 마음에 쓰여 말을 건네게 됩니다. “우리 집으로 같이 갈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그렇고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의 확장을 참 좋아하는 것 같죠?)
영화의 이야기도, 배경이 되는 마을과 바다도 참 아름답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지만. 이 속에서는 그럴 만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가 참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힘든 사건이 등장해도 등장 인물들은 곧잘 버텨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과 함께하는 바다도 사람 만큼이나 따뜻합니다.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 같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저는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며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선택할 것이냐를 배운 것 같습니다. 같은 바다라도 수온은 천차 만별인 것처럼, 인생을 따끈하게 살지 말지도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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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기 바닷가 (Acoustic Ver.)
👉 노래 : 이상순
바다 그 자체로도 참 좋은 곳이지만, 그곳에서 함께했던 추억들이 더욱 바다를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여름 바닷가
너와 나 단둘이
파도에 취해서 노래하며
같은 꿈을 꾸었지
다시 여기 바닷가
이제는 말하고 싶어
네가 있었기에 내가 더욱 빛나
별이 되었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바다를 보면 할 것도, 이야기할 것도 너무나 많잖아요. 수영도 하고, 불꽃놀이도 하고, 모래사장에 이름도 쓰고, 사진도 찍고…. 지난 추억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함께할 미래를 약속하며 행복을 나누는 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낭만적인 장소죠.
빠른 템포의 신나는 원곡도 좋지만, 통기타 반주가 마치 찰랑대는 파도 소리 같이 들려 이 버전도 참 좋더라고요. 언제든 보고 싶은 바다처럼, 언제 들어도 좋은 분위기의 곡이랄까요. 올해 저의 바다에는 또 어떤 추억이, 구독자님의 바다에는 어떤 추억이 한 겹 쌓이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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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그랜드 샤이닝 호텔>
구매처 : 티빙
가격 : ₩ 9,500
#아슬아슬한_저세계_탐방기 #저라면_무서워서_혼나고_말텐데요
매년 공모전을 통해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그 작품을 시리즈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마다 있는 것, 알고 계실까요? 우연히 티빙을 둘러보다 이 작품을 발견했는데, 1시간짜리 단막극이 아니라 시리즈물로 제작을 했더라고요. 30분씩 6화로 일반적인 드라마에 비하면 짧지만요.
웹소설 플랫폼 회사에 다니는 유영(정인선 분)은 회사의 간판 작가인 레베카의 신작 원고를 받기 위해 그 집에 찾아간 송대리(이지훈 분)가 돌아오지 않자, 팀장의 지시로 작가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알고 보니 송대리는 지금 작가, 아니 스스로 글을 쓰는 노트북이 집필하는 바로 그 신작 소설 속에 빨려 들어가 있었습니다. 유영은 연쇄살인마 현주(김재경 분)로부터 평소 짝사랑하던 대리님을 구하기 위해 소설 속에 자진해서 들어가고,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소재가 좀 독특해서 초반에는 좀 아리송했는데, 현실 인물과 소설 속 캐릭터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거나, 소설 안팎을 전화를 통해 연결하는 연출이 재미있어서 금세 다 보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로 등장하는 김재경 배우가 너무나 매력적이라, 그의 이야기가 좀 더 궁금했는데 부족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드라마 제목이 어느 영화와 너무나 비슷해서 오히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추리, 스릴러 물을 찾고 계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웹소설을 좋아하는 분들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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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스투파의 숲 |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구매처 : 국립중앙박물관
가격 : 성인 ₩ 10,000
#이국적인_남인도_문화_속으로 #진심_만원의_행복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 전시는 바뀔 때마다 꼭 챙겨 보는데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스러운 전시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역시 우리나라 문화 강국입니다. 저번 <내셔널갤러리 전>도 재미있게 보고 와서 영수증으로 후기를 전했었더라죠. 궁금하신 분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전시는 종료되어 작품 보려면 영국으로 가셔야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남인도의 ‘스투파(탑)’을 중심으로 히말라야에서 태동된 불교가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곳 문화에 아는 것 없던 저였지만, 석상들에 아로새긴 자연물과 다양한 재료로 꽃 피워낸 공예품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저번 전시부터 국중박에서는 널찍한 공간감을 활용해 단조롭지 않게 동선을 구성한다는 인상을 받았었는데요. 원형의 스투파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듯한 연출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전시품들을 중심으로 미디어 아트를 구성해 전시장 전체가 이국적인 남인도를 재현해 냈고요. 🌴
<스투파의 숲> 전시에 따르면, 불교는 인도 남쪽으로 전해져 내려오며 그곳 사람들의 생명력과 활동성을 흡수해 갔다는데요. 기교와 멋이 가득한 작품 속에서 깊은 산속에서 고요한 우리 불교와 또 다른 문화를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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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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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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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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