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 편안한 지에 대해 묻는 일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광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책 내용을 5분 이내 분량으로 소개해준다는 ‘숏북’ 서비스였는데요. 📚
유튜브에서 드라마나 영화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영상은 종종 봤는데,
이제 책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나 싶어서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거부감이 좀 들었지만,
하루에 책 한 페이지도 안 넘기는 날도 있으니
오히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더 낫나 싶기도 하고요.
구독자님이시라면 이런 ‘책 요약 서비스’ 이용하실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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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상대와의 친밀도랑은 별개로 안부를 자주 물어보게 됩니다.
그동안 다져온 사회성으로 씩씩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면 뭐 하냐고요.
그다음 문장이 바로 안 나오는데요.
약 3초 간의 정적이 흐르면 그렇게 멋쩍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건네야 좋은 인사가 될지,
혹은 상대방의 인사에 뭐라고 센스있게 대답할 수 있을지
경험치를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럴 땐, 콘텐츠에서 좀 힌트를 얻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주는 에디터들이 좋은 안부와 그렇지 못한 안부를 찾아 봤어요.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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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 노래 : 규현, 권진아, 샘킴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새해가 되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새해 인사’가 추가되었다는 것 아닐까요? 그저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시작하는 이 말이 요즘이 새로운 시작임을 실감나게 하더라고요. 삭막한 메일함 속에서 그런 설렘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주는 동료에게 뭐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노래 가사를 한 번 잘 들여다보기를 추천할게요.
스윗한 목소리의 세 가수, 규현, 권진아, 샘킴이 함께 부른 이 노래는 지난 12월, H사의 연말 카운트다운 캠페인 곡으로 발매되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를 재즈풍으로 편곡하고, 가사를 바꿔 새해 소망을 나누는 곡으로 재탄생시켰어요.
소원이라는 게 꼭 세계 평화 같이 거창한 것일 필요가 있을까요. 맘껏 웃고, 실컷 사랑하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을 기원하는 가사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새해 첫 소원을 함께 외치며, ‘Happy new you’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인사를 건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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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공장 블루스
👉 작가 : 김원재
약 9년 동안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작가는 불현듯 모친의 김치 공장으로 이직하게 됩니다. 사무실에서 공장으로, 광고업에서 식품업으로.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진입한 그는 언어의 파도를 흠뻑 맞게 되는데요. 직책이 아닌 ‘언니’로 불리는 건 기본이고,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S 기업을 왜 그만뒀냐’는 말을 인삿말로 듣게 됩니다.
긴 시간해왔던 일을 그만둔 것도 대단하지만, 종이로 마주해도 당황스러운 말들을 무사히 넘어가는 게 더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작가의 세상과 공장의 세상이 그만큼 달라서였겠지만, 인사만큼은 두루뭉실한 게 제일이구나 싶었어요. 무언가를 콕 집어낸다는 게 결코 타율이 높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날씨, 감사, 응원처럼 상대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걸 짚어내는 거예요. 이렇게 안부를 건네 보는 거죠. ‘날씨는 추워도 따뜻한 한 해 되었으면 좋겠어요’처럼요. 그래서 상대방 반응이 어땠냐고요? 이따가 한번 시도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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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 작가 : 손원평
가족에게만큼은 타인에게 하는 것만큼 따뜻한 안부 인사를 건네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편안한 사이이지만, 동시에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가장 인색해지는 사이랄까요.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들과 별거 중인 성곤은 자신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는데요. 작은 성공을 맛보고 가족들의 칭찬이 그리웠던 그는 갑자기 아내 란희가 보고싶은 마음에 불쑥 그의 일터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예의 바른 미소를 띠고 바코드를 찍는 란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일 잘한다’. 연거푸 그 말을 반복하는 성곤에게 확 모욕감을 느낀 아내는 빨리 가달라며 그를 쫓아냅니다. 아마 그의 말은 칭찬보단 비꼬는 말에 가까운, 나쁜 안부인사의 정석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성곤에게 우연히 만난 한 남자가 이렇게 조언합니다. 판단하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낄 것. 여유를 갖고 느낀 그대로의 진심을 표현해 볼 것. 예를 들면 ‘일 잘한다’ 대신, ‘미소 짓는 모습이 예쁘다’고, ‘일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하는거죠. 어때요, 좀 쓸만한 조언 같나요? 뚝딱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안부 인사를 건네는 그날까지, 저도 열심히 연습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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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결혼해줘
👉 출연 : 박민영, 나인우 외
불치병에 걸린 나를 버리고 바람난 남자 친구와 베스트 프렌드. 다시 한 번 시간을 되돌려 그들에게 복수한다는 스토리는 원작 때부터 도파민이 쫙 돌았는데요. ⚡
늘 위축되고 소심했던 주인공 지원(박민영 분)이 전과는 다른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는 장면이 영상화되니 더 통쾌하더라고요. 인생 2회차에선 무례한 사람과 부딪히는 상황은 척척 피해 나가고, 몰라봤던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 갑니다. 그리고 지원은 왜 ‘무식하게 정공법으로만 살아갔는지’ 후회합니다.
안부라는 것도 늘 좋은 사람들에게서만 건네받는 건 아니라서, 때론 귀가 따가울 때도 있습니다. 걱정과 애정을 빙자한 말에 마냥 사납게 대꾸할 수도 없고, 그 자리에서 웃고만 돌아오는 날엔 내가 나 자신을 못 지켰다는 생각에 씁쓸해지는데요. 드라마처럼 시간을 돌릴 수가 없으니, 우리는 ‘무식하게 정공법’으로 살아야 하느냐면 그건 또 아닙니다.
지원은 이렇게 말하거든요. ‘이번 생에는 좋은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며 살 거야.’ 새해의 기분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따뜻한 안부를 나눠요 우리. 나쁜 안부는 좋은 안부로 잊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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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당아비분향니 : 너에게로 달려갈게>
구매처 : 티빙
가격 : ₩ 7,900
#귀염_뽀짝_청춘물
나이를 먹고 이젠 다 판타지라는 걸 알면서도 왜 저는 청춘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지. 이번에도 학창 시절 기억을 조작하는 드라마 한 편을 즐겁게 봤답니다.
손대면 픽 하고 쓰러져 버릴 것 같이 마른 두 배우, 주익연과 장묘이가 주연을 해서 그런 건지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정말 그 나이대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풋풋한 첫 만남부터, 작고 귀여운 에피소드들로 가득 찬 학교 생활이 참 부럽더라고요. 큼큼.
여전히 똑똑한 냉미남을 짝사랑하는 사고뭉치 소녀라는 설정이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중국 청춘드라마의 전형적인 성차별이 덜해 보였습니다.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낯을 가리는 다정한 성격의 루랑(주익연 분)과, 다른 건 못해도 영어만큼은 1등 루랑을 가르쳐 줄 만큼 최고인 짜이짜이(장묘이 분)의 케미가 참 좋더라고요. 추운 날씨, 여가시간에 편하게 정주행 할만한 드라마를 찾고 계시다면 이 작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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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독일쥐의 사랑>
구매처 : 인스타그램, 얼룩소
가격 : ₩ 0
스크롤 한 번만 내리면 머나먼 타지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알 수 있다니, 저같은 콘텐츠 중독에겐 기쁜 시대입니다. 해외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로운데,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해 보여도 또 달라서인 것 같아요. 특히 그 이야기가 사랑과 우정 사이 그 미묘한 관계성을 다루고 있다면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겠죠.
‘독일쥐’라는 닉네임 답게 작가는 독일 생활을 인스타툰으로 연재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늘 영수증에 소개하고픈 시리즈는 <독일쥐의 사랑>이에요. 흔히 서양권은 쉽게 사랑을 확인하고 시작한다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작가가 아주 작은 포인트를 눈치 채지 못했다면 이 연애의 시작이 분명 늦어졌을 겁니다.
유독 더 조심스럽고 거리감 있는 독일식 관계성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데요. <독일쥐의 사랑>을 통해 그 낯선 차이를 알아가볼 수 있다니, 마치 독일쥐 커플과 저 셋이서 연애하는 기분이에요.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같은 지구에 있다는 게 참 신기한데요. 이 세상 누군가에게도 제가 이렇게 영 다르게 느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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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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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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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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