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시소레터가 뽑은 올해의 콘텐츠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이 레터를 읽어보실 때면 올해가 딱 4일 남은 시점일 텐데요.
벌써 마음은 내년에 가 있어서 잔뜩 들떠 있습니다.
내년도 계획은 일단 '무탈하게'로 정해 두고,
용하다는 운세를 찾아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해에 가장 처음 보는 콘텐츠가 그 해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반대로, 가장 마지막에 보는 콘텐츠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다면, 구독자님은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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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역시 한 해를 돌아보는 맛이 있죠 그래서 시소레터에서 연말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올해 시소레터는 약 50개의 레터를 보내고,
300여개의 콘텐츠를 구독자분들께 소개해 드렸는데요.
숨쉬듯 콘텐츠를 소비하는 두 에디터가
한 해를 돌아보며, 마음속으로 상을 주고 싶은 콘텐츠들을 꼽아봤어요.
네, 맞아요. 올해의 마지막 레터는 늘 그랬듯이
시소레터 연말결산으로 준비했습니다.
구독자님의 올해의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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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이거라도 안 봤다면 감자였지 않았을까 하는 콘텐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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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 nn살 ... 이제는 경제도 좀 알아야 할 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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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주류경제학
<B주류 경제학>은 토스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에서 만드는 시리즈인데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여러 산업의 특성과 트렌드를 재무제표를 보고 해석하며, 실제로 그 해석이 현실과 비슷한지를 현업에 있는 사람과 같이 토의해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스포츠, 패션, OTT, 음악 등 매일같이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으니 실제로 와닿는 내용도 많고, 그게 재무제표를 통해 정말 읽히는 것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내가 관심 있는 분야들에 대해 경제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공부해 볼 수 있는 똑쟁이 콘텐츠라 올 한 해동안 참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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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 감독 : 정주리
👉 출연 : 김시은, 배두나 외
검색 한 번만 하면 모든 게 다 나오고, 심지어 인공지능이랑도 대화가 가능한 시대지만 정작 타인에게는 한없이 무관심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지 않으면 나와 다른 삶에 귀 기울일 일이 잘 없으니까요. 이런 시대에 제 삶에 도끼질을 하는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특성화 고등학교의 현장 실습생을 다룬 <다음, 소희>는 우리가 가졌던 ‘무관심’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보여 줍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소희를 좇는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등장한다면,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우리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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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도파민 핑 돌게 만든 고자극 콘텐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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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바로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자본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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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RLD - The 3rd Mini Album
👉 가수: aespa(에스파)
올해도 케이팝 덕후에게 가장 큰 도파민은 역시나 이 업계의 대부, SM이 만든 앨범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에스파의 3번째 미니앨범 <MY WORLD>는 그 정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티저가 공개되었을 땐 이건 또 무슨 새로운 세계관인가, 싶었는데 다 까놓고 보니 우리가 잘 먹는 바로 그 맛에 에스파만의 미래 지향적인 감성을 한 스푼 추가한 거였거든요. 타이틀곡 <Spicy>는 정석 하이틴 무드를, 수록곡 <Salty & Sweet>과 <Thirsty> 등에서는 정통 SM 스타일의 댄스와 R&B를 보여주었는데요. 광야를 벗어나더라도 에스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함을 증명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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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 작가 : 정해연
영상물이 아닌 콘텐츠에 푹 빠져드는 경험, 도파민 중독자일수록 귀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책을 펼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어 내리게 해준 이 책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아직까지 내가 텍스트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서요. 겹겹이 쌓여 있는 페이스트리 빵처럼 앞장의 서사를 영리하게 이용하는 책이라 최대한 줄거리를 모르고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러고 보니 무슨 이야기인지 말도 못 하고 올해의 책으로 꼽는 게 조금 이상한 것 같네요? 그래도 이 책 정말 재밌었다고요!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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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딱히 깊은 의미 없지만 그래도 한 번쯤 언급하고 싶은 콘텐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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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씨표류기
아마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다 아실, 몬스타엑스의 채형원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채씨표류기>는 올 한 해 저의 도파민 디톡스가 되어주었는데요. 채널 소개에 '계획이 없다고 엉망인 인생은 아니니까'라고 써둔 이 시리즈는 혼자, 혹은 친한 지인과 함께 즉석에서 행선지를 정하고 느긋한 템포로 수다도 떨고 쉬어가며 힐링을 하는 콘텐츠입니다.
저는 형원이 어렸을 적 지냈던, 아버지 고향 금호도를 방문해 이모네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첫 에피소드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20년 만에 찾아간 추억 어린 바닷가의 한 평상에 누워 ‘한 번 더 깨달았어. 지금 내가 살고 있구나’라고 나지막이 내뱉는 그의 모습에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습니다.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내가 살아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이 편의 부제처럼 '밥만 잘 먹어도 날 사랑해 주는 곳'이 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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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차고가 없어도 회사는 차릴 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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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만들기 : Entrepreneurship
‘모든 회사에는 창업주가 있다.’ 경영 경제서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 명제로 전시회를 열다니. 까보기 전에는 상상도 안 가는 키워드로 전시를 펼쳐내는 게 피크닉만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무작정 ‘창업’을 권장하는 전시였다면 이 자리에서 언급을 하지 않았겠죠. 창업주로부터 시작해 직원과 사회 구성원까지 연결하는 메시지도 좋았고, 그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사진과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형태로 풀어내는 기획도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흠을 꼽자면, 왜 피크닉은 가도 가도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을까요? 회현역 언저리를 빙글 빙글 도는데… 저만 이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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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 감독 : 박인제, 박윤서
👉 극본 : 강풀
👉 출연 : 한효주, 이정하, 조인성, 고윤정 외
<무빙> 콘텐츠의 중심이 되어주는 서사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흔한 남북 갈등에 엮인 히어로라는 점에서는 분명 여태 많이 보았던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그 굵은 줄기 곁으로 뻗은 작은 가지 같은 디테일들까지도 완벽해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국정원의 역사, 부모의 과거, 자식들의 관계 같은 것들이요. 특히 이 모든 이야기들이 ‘사람’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초능력 자체에 집중하기보단 그것이 개인에게 주는 권력 혹은 부담 같은 것들을 더 부각해서 ‘조금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거든요.
‘한국형 신파’다 뭐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올 한 해 자꾸만 사람을 미워하고, 의심하며 허탈해지는 사건들이 참 많았잖아요. 아마 <무빙>이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콘텐츠 속에서나마 이 마음을 지키고 싶었던 무의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에는 현실에서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일들이 많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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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coat (NATTY SOLO)
👉 노래 : 키스오브라이프 KISS OF LIFE
올 한 해 보고 들은 것 중에 최고를 꼽으려니, 넘치지도 차지도 않았던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수많은 이지 리스닝 곡 중에서 <Sugarcoat>이 빛을 발했던 건, 그 시절에 나왔던 노래처럼 그때 그 감성을 살리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처음 들었을 때 ‘이건 찐이다’라며 감탄했던 게 생각나네요. 더 놀라운 건 이 곡이 02년생 멤버의 솔로곡이라는 점인데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을 텐데, 나띠는 인생 2회차인 걸까요. 덕분에 올해의 순간순간을 이 노래로 채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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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여기까지 읽어 주시다니
올해 마지막 레터도 끝까지 읽어주신 구독자님 감사합니다.
그 마음 잊지 않고, 내년에 더 좋은 시소레터로 돌아올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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