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되면 다 아는 줄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더 글로리>의 여러 장면이 피드를 뒤덮는 요즘. 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인 연진(임지연 분)에게 꼬박 꼬박 편지를 쓰는 장면이 제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매 문장이 ‘연진아’로 시작하는 그 편지에서만큼은 피해자인 동은도 자유롭고 솔직했거든요.
현실에서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도, 활자로 가두면 힘이 약해지죠. 요즘 구독자님을 압도하는 건 무엇인가요? 그 권력 관계를 뒤집을 문장, 시소레터가 전해 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늘 레터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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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회 생활도 하는 어른(?)이 다 되었으니,
이젠 알 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씩 뜻밖의 계기로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면
이래서 사람은 평생 배우며 산다는 건가 싶어요.
아직도 내가 모르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더라고요.
이번주는 이렇게 내가 모르는 세계를 알려주는 콘텐츠들을 가져와봤어요.
이게 아니었다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것부터,
잘 아는 것 같아도 사실 모르고 있던 것들까지요!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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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대학생 때 도시 디자인에 대한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주변을 돌아보며 계단 하나, 난간 하나가 구성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됐어요. 한동안 또 잊고 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금 이 건축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건축이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고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단순’하다고 보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작은 원룸이더라도 화장실 문이 여닫이인지 미닫이인지에 따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그게 건물, 공원, 도시로 확장되면 얼마나 더 많은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겠어요. 이 책엔 사람 때문에 공간이 바뀌고, 공간 때문에 사람이 바뀌는 여러 사례들이 흥미롭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건축학과만 왜 5년제인지 너무나 알겠습니다... 아무튼 '아는 것이 힘'이라더니, 정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제 꿈의 집은 '한강뷰 아파트'보단 더 구체적이게 됐어요. 이제 돈만 있으면...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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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봤지만 생소했던 장르ㅣHouse(하우스) 이야기
👉 우키팝
저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포티파이 재생버튼부터 누르며 하루를 시작하고, 가방을 바꿀 때면 이어폰부터 챙겨 넣는, 그야말로 음악 없인 못 사는 사람인데요. 그렇다고 음악을 잘 아느냐, 하면 또 쉽게 그렇다고는 못합니다. 전… 그저 열심히 잘 챙겨 듣는 리스너일 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때로는, 제가 즐겨 듣는 음악이 정말 ‘어떤’ 음악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네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뭐냐는 Eva(OPIC이라는 스피킹 시험 속 가상의 질문자)의 질문에 늘 케이팝^^이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그럴듯한 대답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 ‘우키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고 있어요. 유튜브로 음악 좀 들어봤다 하는 사람들은 다 알 수밖에 없는 벅스의 ‘essential;’ 채널을 만든 장본인이 퇴사 후 개인적으로 만든 채널인데요. 유명 아티스트부터, 최근 업계 이슈까지, 팝을 중심으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음학보단 야사 같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 위주로요. 저는 특히나 특정 장르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케이팝 러버로서 밥먹듯이 들었던 ‘하우스’ 장르가 대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드디어 알게 되었답니다. 이제 어디 가서 어떤 노래 많이 듣냐고 물어보면, 하우스 음악 많이 듣는다고 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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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이 3개월 준비하고 음대 시험 본 썰
👉 해쭈[HAEJOO]
클래식 음악을 따로 찾아 듣는 편은 아니라, 부끄럽지만 잘 아는 성악곡 하나 없는데요. 실기 시험을 위해 입시생들이 치열하게 준비하는 건 어설프게 알았지만 자세히 알 턱이 없었죠. 그런데 그런 입시를 해쭈가 준비했다고 하니, 좀 놀라웠어요.
해쭈는 평소 본인만의 유머 코드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유튜버인데요. 호주 브이로그를 주로 올리니, 한국까지 와서 입시에 도전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죠.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본인의 재능을 살려, 다시 한국으로 귀국해 입시 시험을 보게 된 경험담을 이야기합니다. 남들처럼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긴 것도 아니고, 결국에는 입시에 탈락하고 말았지만 준비하는 동안만큼은 정말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해쭈의 표정에서 어떤 거짓됨은 느껴지지 않았어요.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 늘 입시에는 정해진 답만 있다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해진 나이', '정해진 결과' 어느 것 하나 제 예상을 빗나간 해쭈에게서 새로운 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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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
👉 작가 : 정지음
질리도록 남발되는 ‘MBTI’지만 감사한 이유가 있다면, 회사에서의 스몰 톡으로 유용하게 썼다는 점이겠죠. 또 하나는 (부정확하겠지만) 우리에게 심리 진단을 낯설지 않게 해주었다는 점?
<젊은 ADHD*의 슬픔>의 정지음 작가도 아주 우연한 기회로 심리 진단을 받게 됩니다. 금연 치료를 위해 정신의학과를 들렀다, 오히려 ADHD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요즘에야 많이 익숙해진 병명이지만, 당사자가 그걸 받아들이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평생의 경험과 나의 성격이 병명 하나로 낙인 지어 지는 듯한 거죠. 어떤 병명은 발견하지 못했을 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더라고요. (구독자님께 저주를 거는 건 아니에요.)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제목이 ‘기쁨과 슬픔’도 아닌 ‘슬픔’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질병은 우리가 꿈꾸는 원활한 사회생활을 계속 방해합니다. 습관적으로 폭음을 하게 되고, 남들은 다 하는 업무를 헷갈리게 하고.. 그럼에도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문장을 읽다 보면 당사자는 힘들었다고 우는데 읽는 사람은 왜 자꾸 웃음이 날까요. ADHD가 아무리 날뛴다 해도 그의 문장력을 감히 가리지 못했습니다.
한 권의 책이 아니었다면, 언제 내 또래의 ADHD를 이렇게 들여다볼 수 있었을까요.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극적으로 편집된 모습과 또 다른 세계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베르테르는 못 따라갈 ADHD만의 세계가요.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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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ADORA(아도라) - 'S.P.A.M.' M/V (Directed by ADORA)>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약간_킹받을_수_있음_주의
‘하이라이트 팬송을 만든 빅히트 작곡가’, ADORA를 아시나요? 한동안 케이팝 덕후들 사이에서 유명했었거든요. 무려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 <봄날>을 비롯해서, TXT의 노래들도 다수 작곡했어요. 그런 ADORA가 지난 2021년 프로듀서가 아닌 가수로서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었는데요.
올해 초에 유튜브 공식 채널에 <S.P.A.M>이라는 신곡 뮤직비디오(?)를 하나 올렸습니다. 물론 이 노래가 활동곡은 아닙니다. 썸네일만 봐도 아시겠지만 혹시나 해서요. 유튜브에만 올라온 1분 28초짜리 영상이 한 번 본 뒤로 계속 귓가에 맴돌아 결국 영수증에까지 가져왔습니다.
자신에게 자꾸 연락하는 게 싫은 상대를 스팸으로 비유해, 통조림 햄 스팸과 동음이의어인 걸 활용해서 재치 있게 풀어냈어요. 사실 이전에 냈던 음악들이 일명 ‘동화 3부작’으로 굉장히 화려한 뮤지컬 같은 느낌이 강했던 터라 이런 건 상상도 못 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단순하고 재미있는 노래로 들으니 음색이 더 돋보여서 좋은 것 같기도…? 아무튼 이런 노래까지 중독성 있고 좋다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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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엄마와 나의 일주일>
구매처 : 투비컨티뉴드
가격 : ₩ 0
온라인 서점 알라딘이 얼마 전 콘텐츠 연재 플랫폼을 런칭했습니다. 어플 목록 사이에서도 우뚝 선 일곱 글자 이름. ‘투비컨티뉴드’. 입소문을 듣고 놀러 갔더니, 이미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들도 터를 잡고 있더라고요. 그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송넌의 <엄마와 나의 일주일>입니다.
작가는 그동안 인스타그램에서 모녀의 일상을 연재했었는데요. 귀여운 취향을 가진 엄마 '뽀둥맘'과 딸이지만 그런 엄마를 무척 귀여워 하는 작가의 관계가 주로 그려졌어요. 투비컨티뉴드에서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판타지가 가미된 팩션이 펼쳐지는데요. 단 일주일 동안, 지금의 엄마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게 되고 반대로 나는 과거의 엄마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내 나이와 똑같은 엄마를 만나러 가는 설정은 언제 생각해도 가슴이 찡한데요. 만약 내가 똑같은 상황이라면 젊은 엄마를 보러 갈 건지, 그리고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부디 모녀의 일주일이 천천히 흐르기를, 그런데 다음 에피소드 보려면 빨리 흘러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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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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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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