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어디 가시나요? 집에 계시나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혹시 '엽편소설'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나뭇잎🍃 넓이 정도의 작은 지면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내는 초단편 소설을 일컫는 단어래요. 1980~1990년대에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최근 호흡이 긴 콘텐츠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유튜브 숏츠나 인스타그램 릴스같은 영상 콘텐츠도 좋지만, 이런 엽편소설들을 읽으며 문학적 감성을 꺼내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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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긴 하지만 때론 남보다도 밉고
바깥 세상에서 궃은 일을 당했을 땐 또 생각나는
이상한 관계가 바로 가족이죠.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시는 분들도
가족애(?)를 느껴보실 수 있도록
‘가족의 순간’을 담은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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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극혐 My Annoying Mother (2022)
가족 특집을 준비했다고 해서 효자냐고 물으시면 대답하기가 어렵네요. 본가에 사는 에디터는 사실 좋은 날 4:싸우는 날 6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며 지내는 것 같아요. 가족은 가까운 사이라서 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 지붕 아래 살면서 싸우는 이유는 주로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은 나와 절대 그럴 수 없는 엄마라는 특수한 관계에서 오는 것 같아요.
영화감독을 준비하는 ‘가영’도 마찬가지인데요. 직업부터 남자친구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영화 ‘엄마 극혐’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극혐’이라는 워딩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가족과 마주하는 갈등은 결코 우아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습니다. 더욱이나, 쉽게 끊을 수 없는 관계기에 문제를 푸는 게 도통 어려운 게 아니죠. 그런 우리에게 <엄마 극혐>은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그렇게 박 터지게 싸우는 사이에서 서로를 제대로 바라본 적은 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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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잔나비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COVER
가족 간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는 참 많은데, 이상하게 부녀 관계는 잘 다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어머니를 주제로 하는 노래도 많고, 부자가 함께 노래자랑에 출연하는 경우는 참 많은데 말이에요. 그러니 부녀가 함께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는 건 더더욱 보기 어렵죠.
노래하는 유튜버 NIDA의 채널에선 이렇게 보기 드문, 부녀의 화음을 종종 감상할 수가 있어요. 처음엔 어버이날 특집으로 시작된 건데,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구독자들이 많이 요청한 덕분에 심심찮게 업로드를 하시더라고요. 특유의 레트로 감성과 서정적인 감성을 가진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부른 이 영상이 특히나 제게 와닿았어요. 사랑하는 딸에게,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듯한 가사처럼 느껴져서 더욱 좋더라고요. 부모님과 음악 취향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같은 노래를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 추석엔 가족들과 함께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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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달리는 할머니
👉 펀자이씨툰
👉 작가 : 엄유진
국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펀자이씨툰>의 또 다른 시리즈 <순간을 달리는 할머니>에서는 장기 기억을 못하는 어머니와 사는 삶을 그리고 있어요. 엄유진 작가는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를 따뜻하게 남기고 있는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참 슬픈 일이지만, 반대로 당신과의 순간을 더 몰입하게 되는 기회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어떨 땐 그와의 대화가 동네 친구 같기도 하고, 어떨 땐 나보다 젊은 사람 같기도 하다고 소감을 남겨요.
사각사각하게 느껴지는 연필의 필압과 누런 종이 질감 속 담긴 이야기는 가벼우면서도 때론 울림을 주어, 가볍게 스크롤을 넘기다가도 캡처 버튼을 꾹 누르곤 하는데요. 시소레터에서 소개하고 싶었던 건, 가족 구성원과 나눈 이야기를 세밀하게 기억하고 담아내는 작가님의 집중력 때문이에요. 먼지만큼 흔하게 느껴지던게 가족과의 일상이라, 언제 나는 그만치 기억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대화가 뭐였더라…
🍋 순간만 기억하는 엄마와 사는 기분이란? (인스타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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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더(2017)
👉 감독 : 장유정
👉 출연 :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외
왜 꼭 형제자매는 싸우기 바쁜 건지… 우애 좋은 형제는 정말 책 속에서나 존재하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부라더> 역시 날마다 서로를 헐뜯기 바쁜 석봉(마동석 분), 주봉(이동휘 분)이 주인공인 영화로, 아버지가 갑작스레 사고로 돌아가시며 3년 만에 본가에 불려 가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예를 중시하며 두루마기 자락 휘날리는 집안 어른들 틈 사이에서 눈총 받으면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부딪히는 듯하더니, 엄마 이야기엔 형제가 같은 마음인 게 슬프면서도 웃겼어요. 양반 가문 시중드느라 평생 일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그런 어머니를 지켜주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가득 안고 있었거든요. 원래 형제라는 게 죽도록 싸우고 미워해도 결국은 한 편이 될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하더라고요. 그치만... 과연 저도 이걸 실감하는 날이 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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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달콤한 초록 피>
구매처 : 창비 스위치
가격 : ₩ 0
#좀비물_좋아하면_ㅂㄹㄱ
혹시 <칵테일, 러브, 좀비> 읽어 보셨나요? 지난해 SNS에서 일명 '칵럽좀'으로 애칭까지 붙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단편집이에요. 이 '칵럽좀'을 쓴 조예은 작가가 새로운 좀비물을 들고 왔습니다. 출판사 창비에서 만든 독서 체험 플랫폼 ‘스위치’에서 새롭게 연재하기 시작한 작품이에요.
지구에 사람을 잡아먹는 기형 식물이 퍼지기 시작하며, 정원사라는 직업이 더 이상 미관을 위해 정원을 꾸미는 것만이 아니라 이 기형 식물을 제거해주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아르바이트로 하던 열여덟 살의 학생 수루가 어느 날 초록색 피를 흘리는 여자를 마주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소설의 배경 설정만 읽었는데도 벌써 흥미롭지 않나요?
조예은 작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렇게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크리처물을 쓰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잠깐이지만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유쾌하게 담아낸 <보건교사 안은영>이 떠올랐어요. 일전에 쓴 소설 <칵테일, 러브, 좀비>에서도 좀비를 소재로 하지만 마냥 징그럽고 자극적이지만은 않게, 흥미롭게 그려냈었기 때문에 좀 기대가 되더라고요.
아직 2화까지 밖에 연재되지 않았는데도 이 소설을 소개하는 건… 저와 함께 이 재미있는 소설을 매주 읽자는 뜻이라는 거 다들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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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NO PAIN>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너도_실리카겔을_좋아했으면_좋겠어
명동 프리스비에서 나오자마자, 에어팟 프로를 끼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해요. 노이즈 캔슬링을 발명한 공대생들아 고마워. 음악과 나, 단둘만이 남는 경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리카겔’을 들어보셔야 합니다. 화려한 사운드와 독보적인 가사로 고독해지기 좋은 감성을 담고 있거든요. (대한민국이 허락한 유일한 X약에 취하는 기분 아시죠?)
얼마 전 발매한 <NO PAIN>은 부정적인 감정을 뒤로하고, 노래를 하자는 가사가 인상적인데요. 하나의 시어로 명확하게 이해 가기보단, 듣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빠져들기 나름인 게 매력 같아요. 이래서 이름이 실리카겔인 건가 싶고요.
올해 들어 락 페스티벌도 하나 둘 시작되고 있으니, <NO PAIN>을 얼른 라이브로 듣고 싶네요. 🎤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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