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반기, 못다한 이야기들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흥선은 지금 태국에 장기 휴가를 놀러왔는데요.
놀랍게도 이 곳 기온은 27도로 한국보다 더 서늘해요. (습기는 비슷한 거 같지만요).
동남아보다 더 습한 한국에 계실 구독자님, 레터로 시원한 기운을 보내드릴게요. 얍!
(다음주 시소레터는 여름을 맞아 조금 이른 방학을 맞습니다.
한 주 동안 재정비하고 7/20 목요일에 다시 찾아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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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보니 7월입니다.
2022년도 절반을 왔다니...
돌이켜 보면 겨울 맞이 붕어빵도 먹었고,
시소레터도 구독했고,
새로 유행하는 맛집도 찾아갔었죠.
다 기억나진 않아도, 작은 행복들을 차근차근 적립한 상반기였어요.
이번주 시소레터는 지면상 실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상반기 콘텐츠 결산입니다.
*콘텐츠 공개 일자와 관계없이, 에디터들이 감상한 날짜를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 oo동엔 혹시 마술사 한 분 안 계실까요? |
안나라수마나라
뮤지컬 형식의 콘텐츠를 단 한 편도 보지 않은 제가 처음으로 시도했던 기념비적인 작품! 전반적으로 연출이 화려하고, 마법(같은 CG)들도 너무나 실감 나서 신기했어요. 스토리도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할 틈 없이 금방 몰입해서 봤고요. 제가 원작을 보지 않아서 비교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어른이지만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 하는 리을(지창욱 분)과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최성은 분)가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모습이, 꼭 우리 사회가 꿈꾸는 어떤 이상과 닮아있다고도 느꼈어요. 화려한 포장으로 애써 감추는 진실들이, 사실은 누구에게나 하나씩은 있다는 걸 말해주는 듯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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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배운 학자의 대표저서도 읽는 으-른 |
사랑의 기술
👉 작가 : 에리히 프롬
최근 몇몇 출판사에서 유명한 고전 작품들의 표지를 새롭게 디자인해 출간해서, 서점에 갈 때마다 눈에 밟히더라고요. (이것도 표지가 요즘 것(?) 같지 않나요?) 인스타그램에서 소개했던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과 함께 이 책도 구매해 보았어요.
고등학교 시절 사회문화 과목을 들으셨다면 아마 에리히 프롬의 이름은 익숙하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실 학교에서 배운 학자의 저서를 읽어볼 마음을 먹기는 힘들죠. <사랑의 기술>은 그런 관념적인 문턱만 넘으면, 사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며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거잖아요. 얼마 전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서도, 이은지가 "잘 잤으면 하는 게 사랑인 것 같아"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이 녹아진 사랑을 정의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사회/문화적, 심리적 측면에서 깊이 있게 정말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논해보는 글을 읽어보는 것도 좋더라고요. 꼭 추천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슬며시 내밀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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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귀는 세상
👉 작가 : 율로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는 세울이, 3년간 솔로로 지내며 고민한 끝에 비 연애를 선언한 날부터 갑작스럽게 세 남자의 구애를 동시에 받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주인공의 직업이나, 흔하지 않은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거나 여러모로 설정과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저 가볍게 볼 역하렘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완벽하게만 보였던 남자들의 이야기가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세울의 고민들도 깊어지면서 이야기가 심도 있게 진행되더라고요. 배경이 학교나 직장처럼 특정되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 진행된 스토리도 다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라 늘 다음 편이 궁금해서 약간의 답답함과 설렘을 안고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 흥미진진한 웹툰, 구독자님도 함께 보지 않으실래요?
* 역하렘물 : 한 명의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수의 남자 주인공이 로맨스를 위해 경쟁, 공존하는 연애물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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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 CP : 황인화
👉 출연 : 김성령, 배해선, 백현진 외
왓챠에 <시맨틱 에러>가 있다면, 웨이브에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하 이이청)이 있죠. 그렇다고 해서 이 드라마가 BL은 아니고요. 특정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 덕에, 무슨 서비스를 구독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했던 상반기였어요. <이이청>은 정치 드라마라 내용이 무거울 것 같다는 편견이 무색하게, 한국인이라면 빵빵 터질 수밖에 없는 개그로 무장한 드라마인데요. 문체부 장관인 정은(김성령 분)의 남편(백현진 분)이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납치되고, 세상이 눈치채기 전에 그를 구출하기 위한 소동이 벌어집니다. 처음에 일단 한 편만 보고 결정해야지 했는데, 한 편당 30분 내외에 짧은 분량에 빠른 전개로 단숨에 정주행을 마친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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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카(2021)
👉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 원작 : 무라카미 하루키
👉 출연 :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외
초반부 내레이션 신의 당혹스러움만 이겨낸다면 아마 인생 작을 만나게 될지도 몰라요. 잔잔한 극 흐름과 러닝 타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타일까지, 몇 가지 산이 더 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요. (그의 2015년 작 <해피아워>는 러닝타임이 무려 다섯 시간 반이니,, <드라이브 마이카>는 나쁘지 않죠?)
연극제에 초청되어 출장을 간 가후쿠는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고, 그들은 운전하는 동안 연극 연습 테이프를 재생합니다. 반복되는 대사 속 가후쿠는 자신의 상처를 되새겨 보고, 3시간이란 러닝타임 속 우리도 관계와 아픔을 고민해 보게 됩니다. 연습이 끝나고 연극이 오르면 가후쿠와 우리는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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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앨리 (2020)
👉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출연 :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외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등 아름답지만 참혹한 공포를 그리는 데 탁월한 기예르모 감독의 프릭 쇼(Freak Show)는 어떤 모습일까요? 1940년대 전쟁이 끝난 가난하고 불우한 시대. 스탠은 직업을 찾아 유랑극단으로 향합니다. 음침한 분위기도 한몫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을 구경거리로 내세운다는 게 제일 으스스하더라고요. 화려한 서커스에서 일하지만 누구보다 기구한 스탠의 인생. 어쩐지 더 공포스러운 건, 단장한 기인들의 모습이나 점점 타락하는 스탠도 아닌 <나이트메어 앨리>가 지금도 반복되는 것 같다는 기시감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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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나만 찌질한 인간인가봐>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멋진_세상에_소외감_느낄_때
독특한 콘셉트, 공감되는 가사로 인기 있는 유튜버이자 가수인 과나의 새 영상이 나왔는데, 제목을 읽고는 눌러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MZ세대가 무슨 힙하고 멋진 단어로 통용되고 있는 탓인지, 온갖 광고에서 ‘너답게 해’, ‘너다운 게 최고야’를 외치더라고요. 사실 정말 나다운 건 그 광고에서처럼 멋지지 않고, 오히려 찌질한 것에 가까운데 말이죠. 이 노래의 첫 가사가 이런 제 생각을 그대로 담았더라고요. 내 본모습은 이렇게나 찌질하고, 시시하고, 별 거 없는데 나만 이런 건가 생각하게 되잖아요.
음원 사이트에서도 이 노랠 들을 수 있지만, 꼭 처음엔 영상을 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영상에선 이렇게 이야기하는 화자가 모두 다르거든요. 집에서 뒹굴거리는 백수, 지하철을 타고 통학하는 학생,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 직장인까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종종 저와 같이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슬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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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백 오피스>
구매처 : 서점
가격 : ₩ 13,000
#기둥_뒤에_사람_있어요 #모든_일에는_사람이_있다
드라마나 위인전 속 직업인들에게는 멋진 이유가 따라붙습니다. 자신의 욕망부터 사회 공헌, 명예 같은 거요. 하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꼭 그렇지는 않죠. <백 오피스>의 주인공 혜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혜원은 어렸을 때 엄마가 남긴 유언, ‘네가 잘 되면 아무래도 좋다.’을 되새기며 회사를 다닙니다. 잘 되는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요.
한편, 9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행사가 혜원이 일하는 호텔에서 개최됩니다. 기업 비리가 고발된 이후,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개최된 행사인 만큼 사 측과 행사 기획사 모두 예민하게 날이 서 있습니다. 출산 후 성과가 필요하게 된 혜원에게도 무척 중요한 기회지만, 이 와중에 혜원의 남편은 그에게 이혼을 요구합니다. 과연 혜원은 이 행사를 무사히 개최할 수 있을까요?
호텔에서 숙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오피스를 뜻하는 <백 오피스>. 눈에 띄지 않지만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모든 직업인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어쩐지 나와 우리를 닮은 주인공들은 특별한 사명 없이도 치열하고 고달프게 일합니다. 우리가 또 눈치채지 못한 곳에 이런 ‘백 오피스’가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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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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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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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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