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간 희한해~!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구독자 님은 휴대전화의 배경화면 신경 쓰시는 편인가요?
샀을 때 기본 화면을 그대로 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꿔볼까라는 자각이 더딘 쪽에 가까웠는데요.
인스타그램에서 이 계정을 발견하고 나서는
무엇을 오래 두고 볼지를 조금 더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피드에 올라오는 배경 중에 색감이나 문구로 비교하자면 끝이 없어서,
단 한 칸짜리 내 미술관에 어떤 그림을 올릴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배경 화면을 바꾼 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시다면,
저랑 같이 배꾸의 세계로 들어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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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예외를 자꾸만 허용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게 당장은 좋아서든 혹은 자꾸 신경이 쓰여서든요.
아차,
한국인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하여튼 웃겨’를 입 밖으로 내뱉는 때라고 하던가요.
(그 다음은 '귀여워'랍니다.)
이번 주는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는
희한한 사람에 대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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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ordinaryn.life)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을 보다 보면, AI로 생성한 콘텐츠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AI가 콘텐츠에 활용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땐, 어딘가 엉성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불쾌함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최근엔 진짜 감탄사를 내뱉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릴스 여행을 하다가 발견한 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도 정말 미쳤다(p)고 생각하면서 채널에 있는 영상을 다 정주행 한 케이스인데요. 집에서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물건들을 미국의 졸업앨범처럼 구성해서, 제품의 사진을 졸업 사진과 같은 틀에 넣고 이미지를 만들어 활용한 위 영상을 비롯해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더라고요. 집밥 카레를 만들어 먹는 짧은 클립에도, 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갑자기 힌디어와 인도 사람들이 집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합성해 활용하는 것을 보며 다시금 느꼈습니다. 누구나 멋진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들 하지만 결국 이건 수단일 뿐, 잘 쓰는 건 정말 사용자의 몫이라고요.
평범한 듯 특별하고, 익숙한 듯 새로운 것이 이런 생활 밀착형 릴스의 맛이잖아요. 위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한 것뿐, 아마 이분은 AI가 없는 세상에서도 분명 무언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었을 겁니다. AI를 활용한 포인트도 좋지만, 그의 아이디어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위해 AI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면...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우리 레터에게 조금 미안해집니다. 큼큼, 다음 개편에는 좀 노력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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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바라지도 않겠어 (Peacock)
👉 노래 : 선우정아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는 이 가수의 노래는 들을 때마다 어딘가 마음 한구석을 푹 찌르고 아리게 누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아무도 쓰지 않는 어떤 특별한 비유를 쓴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가 일상에서 잘 쓰고 있는 단어들의 나열인데도 어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지. 이런 것이 이 사람의 매력이구나, 생각해 왔는데요.
얼마 전 이 곡을 듣고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사 첫 시작부터 '이젠 지쳤어 구겨진 깃털 / 일편단심 내 구애'를 보고, 공작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고, 한글 제목 뒤 붙어있는 'Peacock'이라는 부제가 수컷 공작이라는 걸 알고 나니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 곡은 암컷에게 구애를 하기 위해 화려한 날개를 활짝 펴고 자랑하는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가 가진 가장 멋진 것을 보여주는 것에 열심이던 스스로에 빗대어 표현한 가사인데요.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선언하며, 종래엔 '날 사랑하러 가요 / 영롱한 내 꿈을 / 휘날리며'로 끝내는 것까지, 노래를 다 들을 때 즈음엔 저도 모르게 플레이리스트에 추가 버튼을 꾹 눌렀습니다.
남의 것이 아니라 원래 나의 것이니까.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아마 청자가 누구든 듣고 싶을 수밖에 없는 응원의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컬이 훌륭하고, 멜로디가 좋고, 가사가 멋지고... 다 좋은 곡들이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요. 그래서 그렇게 들을 때마다 홀린 듯 울고, 또 웃으며 자꾸만 찾게 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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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목격 - 이세돌은 이세돌
연배가 짐작되는 이야기 같아서 안 하려다가, 이 콘텐츠를 고른 이상 피할 수 없어 시작해 봅니다. 이세돌 9단의 알파고 대국이 있던 다음 날, 그 당시 제가 수강하던 대학 교양은 자유 리포트를 게시판에 올려 제출하는 게 과제였는데요. 십수 페이지가 넘도록 모두가 그 ‘대국’을 주제로 작성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교양 수업과 함께 그날이 강렬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기술과 인간의 대결이란 상징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긴 커리어 동안 한결같이 보여준 침착함과 대담함이 그날도 유효했기 때문인데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는 그날의 대국을 단숨에 복기해, 정확히 12수부터 밀리기 시작했다고 대답합니다. 자신의 긴장과 당황감, 그리고 초조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대담하고 '안정형'처럼 보였습니다. 적확해 보이긴 해도, 그에게는 비좁은 타이틀 같긴 하지만요.
P.S 시대목격 같은 편에서 라이벌 구리 9단의 인터뷰도 화제가 되었는데,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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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면 팔만큼*
👉 작가 : 코지마 아오
만화의 나라 일본에서 손꼽히는 시상식, 만화 대상과 데즈카 오사무상 두 곳을 모두 차지한 작품이 올해 한국으로 정식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주인장 나이보다 더 오래된 헌책방 '시월당'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면 팔만큼>*입니다.
국민 평균 독서 권수가 0권에 치닿는 시대에서 ‘책을 읽는다’고 말해 버리는 순간, 고루하고 얌전한 사람으로 바로 분류되어버릴 때도 있는데요. 하지만 읽는 사람이라면 그게 참 납작한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독서인이 희한할 수는 있어도 꼭 얌전할리는 없는데 말이죠. 저만해도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그 시간에 눈으로 읽어 내려갈 만큼 조급하고 엉덩이가 가벼운 성격이니까요. (훨씬 빠른데 이걸 왜 안하지?)
<책이라면 팔만큼>에서도 각양각색의 독서인을 참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요.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 때문에 자꾸 책을 사모으는 사람부터 시작해, 옷 매무새로 세상에 싸움을 거는 사람까지. 뭐 하나 단조롭고 지루한 성격의 독자가 없습니다. 아무도 감히 그러지 않는 시대에 여전히 종이와 책을 사랑하는 그들이 어떻게 희한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일본에서 주로 쓰이는 ‘팔만큼 많이 있다(정말 많이 있다)’에서 비롯된 제목이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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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6>
구매처 : NOL
가격 : ₩ 132,000
#고난과_역경_끝에
지난 일요일 쏟아지는 비바람을 다들 잘 이겨내셨는지요? 저는 오랜만에 페스티벌을 예매해 뒀다가, 날씨를 보고 일주일 내내 머뭇거리다 결국 다녀왔습니다. 우천 시 환불이 불가하기도 하고, 작년 렛츠락에서 폭우가 쏟아져도 공연은 다 한다는 것을 이미 체감했기 때문에 꿋꿋이 공연장으로 향했는데요. 주최사의 공지 역시 기상예보에 따라 향후 일정 및 대응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다소 짧은, 몇 줄의 문장이 적힌 글이 다였기에 큰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가장 비가 세차게 쏟아진 오후 3시경, 제일 큰 야외무대인 88 잔디마당에서 결국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천장이 무너져 무대 바닥이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덕에 유일한 실내 공연장인 체조경기장(KSPO Dome)이 마치 단독콘서트처럼 객석이 꽉 찬 상태가 되었습니다. 보통 페스티벌은 공연장간 이동이 자유로우니 보기 드문 관경이었어요. 가수들도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호응을 경험하면서 흥이 올랐는지 멘트도 다 넘기고 예정보다 더 많은 곡들을 들려줬습니다. 그 외 수변 무대에서 공연을 한 가수들도 궂은 날씨에 자리를 지켜준 관객들에게 더 감사 표현을 하며 알찬 무대를 선보였고요.
무대 파손은 정말 위험한 사고였는데, 다친 사람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아쉽기도,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 덕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공연임을 부정할 수는 없더라고요.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도 같고, 한 편으로는 이렇게 전액 환불을 하고 나면 내년에도 페스티벌이 열릴 수 있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속이 될 수 있다면, 이번에 느낀 아쉬움이 보완되어 좀 더 매끄럽게 진행이 되는 공연이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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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AI 시대에 읽고 쓰고 생각한다는 것 - 김성우 강연>
구매처 :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가격 : ₩ 10,000
#우리의_읽고_쓰기를_어떻게_바꿀까
서점 장바구니에 오래도록 담겨있는 책 중 하나가 연사가 집필한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인데요. 워낙 인공지능 자체가 화두가 되는 것도 있지만, 일주일에 한번 씩 꼬박꼬박 글을 쓰는 사람이라 이 주제에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갑니다. 그런 관심에 비해 아직 책을 읽지는 못했네요. 독서의 속도보다 한번 강연을 들으러 가는 게 빠르겠다는 판단에 바로 어제 다녀왔습니다.
응용언어학자인 연사는 인공지능의 읽고 쓰기가 인간과는 어떻게 다른 지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같은 개념이라고 여겨지기 쉽지만 사실 그 안에서의 메커니즘은 아니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우리가 책을 하나 읽는 데에는 시간을 들이면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는 과정에 가깝지만 챗 지피티와 대화를 할 때는 아니라는 거죠. 후자를 이용할 때 우리는 요약하며 훑어보게 되고 또 일부는 읽기를 생략하게 됩니다.
한번은 저희 레터에 ‘인공지능으로 작성하는 게 아니냐’는 리뷰가 달렸을 때, (마음속으로만) 발끈할 만큼 나름 강경하고 보수적인 입장인데요. 연사가 인공지능은 도구를 넘어 인생을 어떻게 대할지에 가깝다고 결론짓자, 그 확대된 시야에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들여 책을 읽고 생각을 할지 혹은 빠르게 계산하고 요약된 값을 받아들일지라는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는 의미에서요.
인공지능과 인간 지능 중 골라야 한다면, 구독자 님과 저는 무엇으로 향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게 인생과 사회에 무슨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P.S 강연 마무리 즈음 한 청자분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셨는데요. 모바일과 AI 네이티브로 자란 본인의 자녀가 대화를 할 때, 맥락과 상황 설명이 길어지자 말하기가 자꾸 버벅대 스스로도 엄청 답답해했다는 경험이었습니다. 시대의 변곡점을 직접 마주한 듯해서 아직까지도 그 말씀이 자꾸 기억에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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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에서 좋은 작품 찾기 어려운데 오랜만에 제 취향의 작품 추천해주셔서 아쿠아리움 찜해놓으려합니다 (후략) → (리코 🥨) : 취향에 맞으셨다니! 레터를 쓰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답장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최근 OTT에서 본 작품의 반쯤은 레터에 쓰지 않고 넘긴 것 같아요. 신작이 올라오는 속도도 빨라지고, 그 수도 점점 더 많아지는데, 그중에서 양질의, 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찾기는 더 힘들어진 기분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중에서 또 보석을 발견해 소개해드리는 것이 이 시소레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 열심히 디깅해서 가져와 보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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