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 없다지만 도망가고 싶은걸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휴재하는 2주 동안 뵙지 못했을 뿐인데
그 사이 시간이 엄청 흐른 느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늦깎이 여름 휴식을 즐기며, 이제 꽤 가을 날씨인 걸 느꼈습니다.
가끔 서울은 갑작스런 비 소식이 찾아오기도 했었습니다.
한 편, 네팔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는데요.
댓글을 달면 소액이지만 대신 기부해 주는 링크가 있어 공유드려요.
잠깐의 시간으로 지구촌 이웃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하루빨리 네팔 주민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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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 치킨이 아니라 닭백숙을 찾고,
꽃만 보이면 예쁘다며 카메라를 들이밀고...
새삼 "나이를 먹고 있구나"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사실 성장이 끝난 2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이미
노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던데,
처음엔 딱히 와닿진 않았거든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막상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오니까 막 거부하고 싶달까요.
왜 그렇게들 '저속노화'에 열광했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노화를 생각하게 될 때 볼 콘텐츠를 가지고 왔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떤 순간에 노화를 실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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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세탁소
👉 출연 : 메릴 스트립 외
회사에서 부장님부터 신입사원까지 다 만나지만, 사실 일을 하다 보면 경험과 노하우의 많고 적음만 느낄 뿐 딱히 미디어 속에서 보는 것만큼의 세대차이를 느낄 일이 많진 않았습니다. 가끔 회식 자리에서 사적인 대화를 할 때나 조금? 그런데 요즘엔 회사 업무에도 AI 툴을 활용하면서, 그 차이를 느끼는 게 일상이 됐어요. 문과생이라 할지라도 디지털화된 세상에 빠릿빠릿하게 적응한 신입은 뭐든 금세 배우고, 부장님은 노하우는 많지만 기술에는 취약해 신입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 바쁘거든요.
이렇게 나이가 들면 사회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밀려난다는 게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들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엘런은 남편과 함께 여행 중, 갑작스레 사고에 휘말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게 되는데요. 분명 업체에서는 보험을 가입했다고 했는데, 그의 몫으로 돌아온 것은 마음의 위로는커녕 화만 나게 하는 소액의 보상금뿐이었습니다. 변호사는 그에게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엘런은 멈추지 않고 그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낄 찰나, 현대 사회의 발전이 제가 알고 있는 것에만 한정되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된 끝에 달린 진실을 보니 사실 저 역시, 그저 엘런처럼 당할 수밖에 없는 무지한 사람일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두려워졌습니다. 노인이 된 이후에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에 내가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그게 아니라면, 엘런처럼 실행력과 끈기가 있는 멋진 사람일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늙는다는 게,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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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간 유치원 선생님|환승출근😍
👉 울산광역시교육청
정신적 노화라는 건 반대로 다시 태초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고들 하더라고요. 기억력과 집중력이 줄어들고, 고집이 세지고, 감정변화가 커지는 등 마치 어린아이와 같아진다는 건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숙한 어른으로 자리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신경 쓰는 일련의 행위들 역시 체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면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부터는 그게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아주 기본적인 것만 하기에도 쉽지 않은 나이가 되는 것이겠죠.
얼마 전 울산광역시교육청 유튜브에 흥미로운 콘텐츠가 하나 올라왔는데요. 유치원 선생님과 고등학교 선생님이 서로 바꿔서 출근하는, ‘환승 출근’ 영상이었습니다. 선생님보다도 더 크고 듬직해 보이는 남학생들이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며 콩 옮기기 게임을 하고, 선생님께 인사만 해도, 줄 서서 급식실로 이동만 잘해도, 밥만 잘 먹어도 칭찬을 받으니 갑자기 다들 어린이로 돌아간 것 같이 ‘네, 네 선생님!’ 하며 따르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했는데요. 물론 고등학생들도 아직 성장기에 있는 친구들이지만, 그렇게 기본적인 것들에만 충실하는 일상을 살아본 게 얼마만인지 막 즐거워하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점차 나이가 들고, 지치고 힘들어서 자꾸만 나 스스로가 답답하고 속상하게 될 때면, 그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별 것 아닌 듯, 거뜬하게 해냈던 일도 힘들어질 테니 그 별 것 아닌 일에도 마구 나 스스로를 칭찬해 주며 다독여줘야겠다고요. 저를 칭찬해 주실 선생님이 없어도, 셀프로 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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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 감독 : 야마구치 준타
👉 출연 : 토사 카즈나리, 아사쿠라 아키 외
오래전 어느 유행가의 ‘도전 의식은 10대 때 이미 죽었고’라는 가사를 흥얼거리는 때가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는데 벌써부터 그런 걸 들었나 몰라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때는 에너지가 있었고, 뭐가 되고 싶어 뜨끈뜨끈한 나날이었습니다. 멋진 어른, 꿈에 가까운 나, 안정적인 생활 이런 단어들을 나열하고 기다렸었죠.
하지만 노력의 배신 같은 불순물이 인생에 끼어드는 만큼 뜨거움은 잠잠해졌습니다. 지금쯤 제 심장을 쿡 찔러 심부 온도를 재면 얼마가 나올까요? 혹서기 대비 아이스팩으로 써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뒤는 커녕 당장 이번 하반기 혹은 오늘이 무사하기를 바라며 노력 대신 복채를 당당히 내미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영화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에서는 아주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단 2분 뒤 자기 자신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 짧디 짧은 미래의 나에게, 등장 인물들은 시덥잖은 질문만 주고 받습니다. '지금 시내 인형 뽑기 가게에 가면 원하는 인형을 뽑을 수 있냐?'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 모니터를 거울처럼 반사되게 만들면 어떨까요? 2분이라는 미래를 곱하고, 곱하고, 또 곱하는 셈이 되죠. 엘리베이터 속 반복되는 형상처럼요. 놀이처럼 시작한 질문들이 보다 본격적으로 변할 때, 주인공들은 미래를 어떻게 대하게 될지 그리고 미래는 또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영화에서 한번 확인해 보세요 🪞
🍋 잠깐 후의 나를 미리 만나게 된다면 무얼 물어볼 것 같으세요?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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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힘도 없다 안광이 사라진 우리
👉 밈고리즘
나이가 들면서 나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구석 중 하나는 융통성이 점점 줄어드는 건데요. 하나 둘 나를 알아가는 만큼 하나 둘 나만의 기준도 세우다 보니 그게 벌써 울타리처럼 빽빽해졌습니다. 빽빽한 만큼 그 안을 들고 나는 여유도 사라졌고요.
문제는 그게 나 자신에게만 적용되면 모르겠는데, 내 주변과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에게 향할 때도 있다는 거죠. 80억을 넘어 지금 몇 명이죠? 지구촌 사람들 모두를 다 평가하겠다는 기세로요. 그렇다고 세상을 바꾸는 활동가가 되고 싶은 건 또 아니라 툴툴이 모드로만 멈춰 있습니다. 누구는 통과 누구는 아니라면서요.
언젠가 동양화 클래스를 갔을 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을 듣고 멈칫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나봐요. 붓으로 그리는 거라 실수를 하면 지우지도 못하고 이거 어떡하냐는 질문에, 무거운 것 옆에는 가벼운 것을 그리고 두꺼운 것 옆에는 얇은 것을 그리며 균형을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고 하셨거든요.
바꿀 수 없는 것들 앞에서 호불호만 내세우는 제게 필요한 건 균형과 관용이었던 거죠. 이젠 지쳐 화낼 힘이 없다면서도 자꾸 내안의 엑셀을 꾹꾹 밟는 게 아니고요. 아무렇지 않게 무심한~ 그런 어른은 다음 10년을 살 때쯤에는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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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빵충 사육 준수 사항>
구매처 : 서점
가격 : ₩ 16,800
#한번_먹어보고_싶은_비주얼이라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잘 팔렸다는, 화제의 책을 저도 읽어봤습니다.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잘하는 걸 또 했겠거니 싶었지만, 사실 표지를 보고서는 너무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이라 인기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했거든요.
대마에 빠져있는 예술가 청년이 커리어에서도, 사랑에서도 실패를 겪으며 가게 된 취업센터에서 '청년농부'를 권유받고 교육을 이수하고 귀농하는 도입부를 읽으면서는 도대체 표지에 있는 귀엽고 맛있어 보이는(?) 저 빵충은 언제쯤 나오나 싶고,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소설인가 싶었는데요. 그가 재배하는 작물이 딸기에서 빵충으로 바뀌고, 그 달콤함에 빠져 더 큰 것을 탐내게 될 때쯤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뭔진 몰라도 그 빵충이라는 게 엄청난 일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을 이미 표지와 제목으로 스포일러 당한 상태여서요.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그 끝을 박찬욱으로 닫는다”는 북칼럼니스트 남궁민의 평이 뭔지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온갖 장르가 짬뽕된 느낌이라 마구 휘몰아쳐서 기 빨린 느낌이기는 했지만, 영화였다면 분명 이런저런 이유로 혹평을 받거나 호불호가 갈릴 법한 작품이었겠지만, 이 한 권의 소설로는 정말 좋았습니다. 글을 읽으며, 제 머릿속에 자연스레 이미지가, 아니 영상이 재생되는 느낌이었거든요. 아주 오랜만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즐거운 소설을 읽었습니다. 저와 같이 표지를 보고 의심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하다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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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쌩초보지만 조수석 괜찮은지 EP.01>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웃고_떠들_땐_몰랐습니다
레터를 잠깐 멈춘 2주 동안 수능 끝나고 하면 제일 좋다는 그것을 하고 왔습니다. 제가 이제 막 스무 살은 아니니 어언 n 년을 장기 유예했던 것인데요. 왜 갑작스레 시작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다 차치하고, 이 나이 먹고 이렇게 처절하게 초심자의 마음을 겪을지 그리고 그 처음 때문에 누군가에게* 혼날지 알았을까요? 몰랐습니다.
생전 처음 유튜브에서 운전하는 연습 영상을 몇 번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알고리즘이 운전으로 뒤 덮이며, 오래전 깔깔대며 웃었던 이 영상이 떠오르더라고요. 인생은 멀리 봐야 희극이었던가요? 다시 재생한 영상은 비극이었습니다. 재생하는 내내 등 뒤가 비쭉 서며 격심하게 앓고 있던 운전 근육통에 통증 하나를 더 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반은 웃고 반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누구나 처음은 있다’는 말을 되새기다 보면 베스트는 아니지만, 세이프 드라이버가 되어 있겠죠? 같은 채널의 최근 영상을 보니 이은지 씨의 운전 실력도 매우 향상되어 있어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와 동병상련의 시기를 겪지 않으신다면 철저히 희극으로서 즐기실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 저희 힘내 보아요. 🚙 부아앙.
*바로바로 운전면허 학원 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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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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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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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일식&유성우라는 빅 이벤트가 있었다는 걸 덕분에 알았네요. 이미 지나갔지만 라이브 다시 보기로 소원 빌었습니다! 감사해요~ → (리코🥨) : 라이브 다시보기를 콘텐츠로 게재하는 건 처음이라 좀 걱정했는데, 좋아해주셔서 다행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있으면 또 다음 일상이 기다려지고 즐거워지잖아요. 휴재로 오랫동안 답장을 쓰지 못했는데, 그동안 구독자님에게 또 다른 즐거운 일이 있으셨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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