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 가을은 가을인가봐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최근 독립 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 책 사줄게 프로젝트'를 들어보셨나요?
어른들이 책 값을 선결제해두고, 청소년들은 책을 골라서 가기만 하면 되는 건데요.
청소년이 책방에 드나드는 것을 어려워 하지 않도록, 학창시절부터 책 읽기를 즐겨하고,
어떤 책을 읽을지 고르는 것부터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어렸을 때 서점에서 구매한 건 자습서와 문제집 뿐이었고,
읽고 싶은 책이 있는지 살펴보고 고르기 시작한 건 성인이 되고 나서의 일이더라고요.
인천, 포항 등 전국 곳곳의 독립 서점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하니,
집 주변 서점에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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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오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이 왔습니다.
올까 말까 애간장 녹이던 날들이 무색하게도 말이죠.
계절은 성큼 다가와서는
채 준비도 못 한 일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여름이란 이유로 미뤄왔던 마음을 다시 꺼내보며
이번 주는 가을을 맞이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잘 아껴 뒀다가 가을 내내 꺼내 먹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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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의 강한 사람
“매미 시체를 발로 차지 않는 사람,
비 갠 뒤 지렁이를 화단으로 옮겨주는 사람,
가로수 아래 말고 옆을 걷는 사람,
구름을 보는 사람 .. (후략)”
올해가 가기 전 이 계절 안에 되고 싶은 모습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세속적입니다. 나를 위한 것, 혹은 내 주변을 위한 것을 소거해 나가다 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엔 이 가을은 너무 선선하고 기분 좋은데 말이죠. 계절을 닮아가 보려면 어떡하면 좋을까요.
여름의 끝자락에 만난 이 인스타툰이 떠올랐습니다. 계절의 강한 사람이라니, 계절’에’서가 아니라 더 특별합니다. 내가 강하다 생각했던 특성은 만화 속 문장들을 만나 툭툭 부러집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문장 앞에서 속수무책으로요. 얼마나 많은 문장에 해당하시나요? 혹은 얼마나 많은 문장을 닮아가려고 하고 계시나요? 가을은 아직 남았으니 칸칸이 따라가고 싶습니다. 또, 조금은 늦지는 않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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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OCADO (feat.Gliiico)
👉 노래 : 채영
여름 동안 마음이 조급했던 건 저 혼자만이 아니겠죠.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는 무엇도 할 수 없으니, 차곡차곡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활동파인 인물은 못되는지라, 날씨만 풀리면 이것 해야지 저것 해야지 하면서요.
어느 날 막상 자고 일어나 선선한 날씨를 맞이하니 그 마음이 한결같진 않더라고요. 차곡차곡 모아둔 위시리스트도 밀린 빨래처럼 버겁고 불편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저는 다 지우고, 이 곡의 느린 템포처럼 천천히 일단 즐겨 보려고요. 이 계절 백 번도 아니 운이 안 좋으면 수십 번도 못 즐길 테니까요.
채영의 첫 솔로곡이자 신보인 <아보카도>를 요즘 자주 듣고 있습니다. 아직 곡을 온전히 이해한 건 아닌데, 빠르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을 이 정도 박자감에 담고 싶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후숙을 맞이하는 아보카도처럼, 너무 늦지 않게 또 빠르지는 않게 계절을 함께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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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Notting Hill)
👉 출연 : 휴 그랜트, 줄리아 로버츠 외
민소매로도 이겨낼 수 없는 무더위에, 여름 남방과 홑겹 자켓을 걸치며 피부가 타는 걸 막으랴 냉방병 안 걸리랴 애썼던 지난한 여름을 뒤로 하고, 드디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계절이 왔어요. 자고로 옷은 레이어드가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가을은 그야말로 옷입는 맛 나는 계절입니다. 반팔부터 니트까지, 운동화부터 부츠까지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많아서 그 재미에 또 열심히 꾸미게 되거든요.
가을을 맞이해, ‘느좋’ 코디를 찾고 계시다면, 이 영화는 어떠신가요? 톱스타 연예인과 책방 주인의 로맨스라 그런지, 매 장면마다 주인공들이 입고 나오는 착장이 참 멋스러웠는데요. 줄리아 로버츠가 반스 올드스쿨 운동화를 신고 있기도 하는 등 1999년에 개봉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고전이 사랑받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노팅힐> 보고, 여름에 잠시 파업했던 패션 감각 다시 살려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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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던 저녁과 저녁의 이름
👉 작가 : 최세운
산책하는 사람의 걸음과 시간의 보폭에는 타인을 향해 한 가지의 양태만을 강요하지 않겠지.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뜨거운 햇빛에 새카맣게 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습한 공기에 피부가 끈적이지도 않는 그런 날씨가 되었어요. 점점 날이 시원해지면서,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체력관리를 위한 운동인지, 함께하는 이와의 담소를 나누기 위한 시간인지, 혹은 홀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인지… 그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아무튼 산책을 하기 좋아졌습니다.
러닝도, 조깅도 아닌 산책이 좋은 이유는 그 걸음의 속도도, 시간도 어떤 규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사람에 치이는 와중에도 산책을 할 때만큼은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가로수의 모양에 시선을 옮기기도 하면서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걸을 수 있으니까요.
추워지기 전까진 부지런히 산책을 해야겠습니다. 각자의 걸음과 시간의 보폭으로 편안한 산책이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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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Existential Crisis - 웬디(Wendy)>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웬디_락페_출연_기원_1일차
바로 어제, 레드벨벳 웬디가 소속사 이적 후 발매한 첫 앨범이 공개됐어요. 기존 솔로 앨범도 물론 좋았지만, SM에서는 그룹활동을 하던 멤버다 보니 그 안에서 가진 웬디의 이미지를 살려 만든 솔로 느낌이 물씬 들었었는데요. 이번 앨범은 그와는 좀 다른, ‘웬디가 이런 느낌이었나?’ 싶은 곡들이더라고요. 여자 아이돌 중에서도 손에 꼽는 보컬리스트고 이미 활동한지가 10년이 넘어서 그동안 정말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르게 느껴져서 새로웠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이 바로 이 4번 트랙, <Existential Crisis>인데요. 도입부부터 반복되는 코러스와 베이스 라인이 귀에 딱 꽂히기도 했는데 그 뒤에 진행이 뭐랄까, 2000년대 초반 한창 들었던 록음악 느낌이 들었어요. 에이브릴 라빈의 <Sk8er Boi>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페스티벌에서 라이브 세션과 함께 하는 무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고요. '세상이 혼란하고 나를 억압해도 내 스스로를 잃지 않겠다'고 노래하는 웬디라니... 얼른 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웬디의 시원하고 청량한 음색이 지금 계절과도 참 잘 어울려서 이 시기에 듣기가 참 좋으니까요,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할게요!
It’s just a rat race, But I don’t like running 비스듬한 세상을 깨부숴 나는 제멋대로 난 피어날래 EXISTENTIAL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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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의문의 발신자 | 고등학교 캣피싱 사건>
구매처 : 넷플릭스
가격 : ₩ 7,000~
#넷플릭스여야!_넷플릭스여야?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말 사이 뜨겁게 달군, 실화 기반의 다큐멘터리 <의문의 발신자>을 보고 왔습니다. 서로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란, 10대 커플에게 어느 순간부터 짓궂다 못해 잔인한 문자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요. 성인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 문자 내용도 내용이지만,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작은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익명의 범죄라는 게 더욱 섬뜩하더라고요.
제3의 배우들로 재현된 것이 아닌, 실제로 범죄를 겪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증거들이 노골적으로 쏟아지는데, 과연 이걸 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봐도 되는지 계속 의문이 들었어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직 어린 인물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연출도 아쉽기도 했고요.
많은 이들이 이미 흥미 본위로 범죄 다큐멘터리를 찾고, 물론 저도 ‘도파민’이라는 가벼운 이유로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요. 사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늘 끝 기분은 씁쓸 애매하더라고요. 구독자 님은 이런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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